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은 적국 오스만 제국의 영토인 아랍 지역의 수복 혹은 교란을 위해 현지 토착 부족들을 부추겨 반란을 일으키려 했는데, 이 계획의 일환으로 아라비아에 파견된 영국군 중위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 중 가장 훌륭한 영화 중 하나이며, 수많은 영화 감독들이 영향받은 영화로 손꼽는다.
1962년에 1500만 달러라는 당시 기준으로 초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으로,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해 무려 7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에 걸맞은 평단의 호평과 아카데미상 작품상·감독상·촬영상·편집상·음악상·음향효과상·미술상 수상으로 입증하였다. 이 영화의 시각적 스타일은 조지 루카스, 샘 페킨파, 스탠리 큐브릭, 마틴 스코세이지, 리들리 스콧, 브라이언 드 팔마, 올리버 스톤, 스티븐 스필버그를 포함한 많은 감독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미국영화연구소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7위로 선정했으며 "대서사시" 장르의 미국 영화 중 가장 위대한 영화 1위로 선정했다. 1991년에는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또는 미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판단되어 미국 국립 영화 등록부에 보존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2004년에는 영국의 유명 영화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데이 텔레그래프 여론조사에서 200명이 넘는 응답자들에 의해 역대 최고의 영국 영화로 뽑히기도 했다.
걸작 중의 걸작으로 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당대의 영화 관련 장비 기술로 찍기 힘든 장면들의 비중이 엄청 높다는 것. 다른 방식으로 컷을 나눠 짧게 찍어도 되는 야외 촬영 장면들을 원테이크로 찍는다든지, 해가 특정 위치에 있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찍을 수 있는 장면을 여러 샷으로 찍기 위해 고생한다든지 해서 정말 당대에 볼 수 없는 수준의 압도적인 영상미를 선보였다. 당대 미국 영화 평론인들이 이게 지금 기술로 찍을 수 있는 수준이냐며 크게 놀랐을 정도. 편집도 좋은데 성냥을 불어 끄자 사막의 여명으로 하드컷이 되는 씬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영화인들 사이에서 영화사상 최고의 명편집으로 꼽힌다.
시대가 지나서도 그 빛을 잃지 않을 정도의 위대한 영화이자 고뇌의 걸작인데 그만큼 제작 기간이 길었다. 라이프 지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 중 가장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썼는데 제작 기간에 기획 과정까지 포함시키면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순수하게 촬영 기간만 계산하더라도 3년 7개월이라는 엄청난 시간을 소요했다. 이들이 사용한 것은 단지 시간만은 아니었다. 이 영화의 촬영을 위해 5천 마리의 낙타가 동원되었고, 이들이 먹어치우는 하루 물값만 30만 달러가 소요되는 등, 투입된 물량만으로도 리얼리즘 대작 영화 반열에 들어간다. 제작진들의 생명을 건 고생이 얼마나 심했을 지는 안 봐도 뻔한데 다행히 역사에 길이 남을 영화를 만들어내 그 고생을 보상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