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 버호벤 감독과 피터 웰러 주연의 1987년 하드보일드 SF 영화로 로보캅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SF 뿐만 아니라 사회 풍자와 인간성에 대한 고찰 등 여러 영화적 장르 측면에서 각광받는 위대한 걸작이다.
1편의 경우 이 작품을 빼 놓고 SF 영화계를 논의할 수 없을 만큼 명작의 반열에 든다.
화끈한 오락성과 깊이 있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동시에 갖추어 21세기 현재 시점에서 보기에도 꿀리는 것이 별로 없는 수준의 걸작 영화로, 특히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로보캅이 된 주인공이 스스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피터 웰러의 뛰어난 연기와 더불어 매우 설득력 있게 묘사되며 감성적인 면모까지 풍부하다. SF라는 장르를 떠나서도 이 정도로 다양한 요소를 양립시키고 대흥행까지 해낸 영화 자체가 굉장히 드물다.
심지어 그 와중에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까지도 심도 깊게 이루어진다. 로보캅의 세계관은 인간이 인간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물건같이 취급되는 극단적인 자본주의 사회를 배경으로 하며, 주제 의식과 내러티브 또한 훌륭한데, 머피가 로보캅이 된다는 것은 단순한 히어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기계 부품이 되어 회사에 봉사하는, 임원진들의 도구나 다름없는 로봇으로 전락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잔혹성과 자본주의 사회적 현상을 비유해 날카롭게 비판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 부분이 다른 SF 영화와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극단적이고 부패한 사회 속에서 범죄에 처참하게 희생된 알렉스 머피의 서사 구조나 진중한 메시지도 훌륭하지만, 그걸 표현해내는 연출 또한 매우 훌륭하다. 예를 들어 머피가 처절하게 피가 터져나가고 총을 수십 발을 맞아가며 쓰러져 숨이 멎은 후, 응급실 수술대 장면이 머피의 시점과 3인칭을 긴박하게 교차시키는 연출은 현 시점에서도 상당한 긴장감과 압박감을 주는 장면으로 꼽힌다. 이후로 머피가 로보캅으로 재탄생하는 장면 역시 머피의 1인칭 시점으로 캐릭터에 깊게 이입할 수 있게 해주며, 이후로 로보캅의 모습이 첫 공개되는 씬 역시 로보캅이 화면에 계속 스쳐지나가는 식으로 긴장감 있게 연출하여 전형적인 히어로물과는 차별화된 연출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