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레이드 러너는 영화의 판본(version)이 여러가지인 것으로 유명한 영화다.
1982년 미국에서 처음 영화가 개봉되었으나, 이 미국 극장판(US Theatrical Cut)은 개봉 전에 열렸던 시사회의 비관적인 반응 때문에 극과 어울리지 않는 주인공의 독백과 덧붙여진 밝은 분위기의 결말을 가지고 있었다. 유럽 등에는 조금 더 잔인한 장면이 첨가된 국제판(International Cut)으로 개봉하였다.
한국에는 <서기 2019년>이란 제목으로 뉴비디오란 업체에서 1986년 1월 20일에 비디오로 출시했으나 상영시간 85분으로 여러 곳이 삭제되고 번역과 화질이라든지 여러모로 엉망이었다. 게다가 설명 문구도 걸작. 그러다가 1989년 1월 7일에 <서기 2019년> 제목으로 MBC 주말의 명화에서 82년의 미국 극장판(US Theatrical Cut)을 더빙 방영했다. 해리슨 포드는 박일 성우가 연기했다.
1992년에는 다시 편집된 감독판(Director's Cut)이 미국에서 공개되었으며, 몇 가지 오류 등을 바로잡고 데커드의 유니콘이 삽입되었으며 독백과 덧붙여진 밝은 결말이 삭제되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더 진중하게 바뀌었다.
한국에서는 1993년에 '서기 2019 블레이드 러너'라는 제목으로 처음 감독판이 극장에서 개봉하였다. 그리고 같은 해에 워너브라더스와 독점계약을 맺은 SKC비디오(SK그룹)에서 국내에 같은 제목으로 비디오(VHS)로 냈으며. VCD도 출시되었다. 이후 감독판이 해외에서는 1997년에 DVD로 출시되었으며, 2001년에 국내에도 그냥 '블레이드 러너 감독판'으로 DVD가 출시되어 이때부터 서기 2019란 명칭은 빠진다.
2007년에 마지막으로 스콧 감독의 감수 아래에 다시 세부적인 부분을 다듬어 만든 최종판(Final Cut)이 세계 각 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블루레이 및 DVD로 출시되었다. 감독판은 제작사의 독촉으로 편집 기한이 너무 촉박했으며, 일부 장면은 원본 필름을 가지지 못했었기에 불만이 있었던 상태. 최종판에서는 시사회 판에서만 쓰였던 몇 가지 장면을 추가하고, 원본 필름을 발굴해 4K 화질로 스캔하여 리마스터링하고 영화 전체를 훑으며 유명한 오류 부분들을 배우와 CG를 동원해서 재촬영해 바로잡는 등 꼼꼼하게 수정하였다. 코멘터리를 담은 SE 버전도 출시되었다.
그리고 같은 해에 일종의 프로토타입인 워크프린트(Workprint) 판을 포함한 과거 판본들과 최종판, 그리고 많은 자료와 코멘터리를 담은 블레이드 러너 UCE(Ultimate Collect Edition) 세트가 출시되었다. 워크프린트 버젼은 시사회판보다도 더 전에 만들어진 버젼. UCE 세트에서 처음으로 출시되었다. 배경음악이 임시로 가져온 것이 사용되는 등 완성되지 않은 판본인데, 데커드가 가판대에서 먹는 음식이 나오고 로이 배티의 등 뒤로 스피너가 떠오르는 장면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등 본편과 비교해보면 같은 내용의 다른 장면들이 보인다. 영화 시작부분에서 레플리칸트의 사전적 정의를 알려주기도 한다. 독백이 있다는 점에서는 극장판과 같지만, 결말은 감독판-최종판과 같다.
2017년에는 후속작 블레이드 러너 2049 개봉과 함께 블레이드 러너 최종판(파이널 컷)의 UHD(4K) 화질 블루레이 디스크가 출시되었다. 최종판의 리마스터링 작업을 4K 화질로 필름을 스캔하였기에 가능했던 일. 오래된 필름 영화라는 점으로 인해 노이즈 등의 한계가 있음에도 비교적 뛰어난 화질을 보여준다는 평. VUDU에서도 온라인 스트리밍을 제공하지만 부가영상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에도 블루레이가 출시되었지만 코멘터리에 한국어 자막이 제공되고 있지 않다. 한국에선 IPTV 등을 제외하곤 스트리밍으로 시청할 길이 없다가 2021년 11월부터 한국 iTunes Store에서 4K 돌비 비전,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VOD를 구매할 수 있다. 다만 iTunes Extras는 없다.
정리하자면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는 영화의 버전은 3가지로 압축된다.
극장판(미국, 국제) - 데커드(해리슨 포드)가 나레이션으로 영화의 전개 중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을 전부 설명해주며, 마지막에 데커드가 레이첼을 데리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것이 엔딩인데, 레플리칸트들은 다 4년이면 수명이 끝나 죽지만 레이첼만은 수명이 정해져 있지 않은 특별한 레플리칸트라는 나레이션이 있는 해피 엔딩 판본이다. 후속작의 레이첼은 수명이 다해서 죽은게 아니라 출산 도중 죽었다. 게다가 스피너로 달려가는 것도 아니다.
감독판(Director's Cut) - 데커드(포드)의 나레이션이 없으며, 엔딩이 극장판과 다르다. 일부 추가된 장면이 있다.
최종판(Final Cut)
사실 내용면에서 세 버전 크게 다르다고 할 수는 없다. 극장판에서만 볼 수 있는 '덧붙여진 엔딩'이나 유니콘 씬 삽입, 데커드의 독백 등 미묘한 차이만 있다. 나레이션 등이 다소 촌스럽고, 덧붙여진 엔딩에서 다소 이질감이 느껴질 수는 있지만, 그렇게 큰 흠결이 되지는 않는다. 독백이 오히려 느와르물 답다고 좋아하거나 파이널 컷의 유니콘 장면 삽입이 어색하다는 팬들도 있는 편.
졸작에서 역사적 명작으로 재평가된 영화인 만큼 '극장판이 졸작, 감독판이나 최종판이 역사적 명작'이라는 편견을 갖는 경우도 많은데, 최종판이 극장판에 비해 고평가받는 것은 맞지만 감독판이나 최종판이 극장판과 완전히 다른 수준의 걸작인 것은 아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올드 팬들은 이미 극장판부터 좋아해 왔으며, 그 덕분에 감독판이나 최종판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1980년대부터 블레이드 러너의 영향을 받은 많은 게임과 만화(사일런트 뫼비우스 등), 영화 등으로 증명된다.